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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의 정상적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의 조기퇴진은 불가피하다"고 밝힌 뒤 의총장으로 향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후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최선의 방식 고민하겠다”고 했다.


ⓒ 남소연




박근혜 부산 7일 오전 10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군 병력을 동원, 국회 장악을 시도했으나 국민의 저항으로 실패한 후 나흘이 지나 처음으로 국민 앞에 선 것이다.


7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요약
1.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린다. 국민들께 쓸개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렸다.
2. 이번 사태와 관련,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3.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국정최고 책임자로서의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4. 제2의 계엄과 같은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5. 임기문제 포함 앞으로의 국정을 우리당에 일임하겠다.
진행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국민은 없었다.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거취와 관련 "우리당에 일임하고 우리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지겠다"며 당장 물러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당의 비난이 쏟아졌다.

민 전세보증금 반환 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럽다. 국민들의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었다. 해결 방법은 대통령의 즉각 사퇴 또는 탄핵 뿐"이라고 말했고 조국 혁신당 대표는 "윤석열은 국헌 문란 범죄와 국회기능 중단, 국회의원 체포를 직접 지시한 자다. 대통령 자격이 없다. 수사 받을 준비나 하라"고 일갈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새희망홀씨 대환 "윤 담화에 호응하는 순간 국민의힘은 광신도 꼴이 날 것이다"라고 했고,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탄핵이 돼서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탄핵을 하지 않아서 국민에 의해 정치에서 퇴출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했다.

오락가락 한동훈, 그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 놓쳤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인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긴급 회동을 하고 있다


ⓒ 국민의힘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를 쥔 사람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다.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어떤 발언을 하고,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따라 모든 위기상황의 흐름이 바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국민의힘 대표다. 2024년 현재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진 정부여당의 대표다. 윤석열에 의해 무시당하고, 윤석열을 추종하는 세력에 의해 소외된 현실에 처해있긴 하지만 누가 뭐래도 합법적인 여당의 대표로서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이번 사태와 같은 중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여당 대표로서 갖는 그의 발언과 태도는 직접적으로 국민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첫째, 비상계엄 발표 직후 "국민과 함께 비상계엄을 막겠다"란 선언은 큰 의미를 가진다. 향후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잠잠해 지고 난 후, 이 사태를 돌이켜 보았을 때 사태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변곡점의 첫 단추가 바로 이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한동훈 대표가 비상계엄선포는 잘못이라며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 jtbc 뉴스 캡처




한 대표의 그 발언은 국힘당 내부의 논의를 거쳐 나온 것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만약 국힘당 내부논의를 거치려 했다면 시간도 잃고 기회도 잃고 무엇보다 당 내부 동의를 끌어낼 가능성 자체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 대표의 정치적 결단이었던 것이다.

한 대표의 즉각적인 대응 발언은 그대로 계엄군 수뇌부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정권 양대 축의 하나인 정부여당의 대표가 비상계엄을 반대한다? 지금의 계엄선포는 윤 대통령의 단독 결정이다? 이 상황에서 목숨 걸고 국회 무력장악 명령을 수행할 사령관이 누가 있을까? 그것은 계엄군에 실탄을 줄 것인지 여부를 결정케하는 중대 판단근거가 되었을 것임을 배제하기 어렵다.
둘째, 한 대표의 '대통령 조속 직무정지' 발표로 그의 정치적 위상은 더 올라갔다. 비상계엄이 실패로 끝난 후 대통령 탄핵 요구가 빗발치듯 제기 되었지만 국힘 의원들의 입장을 달랐다. 지금 대통령이 탄핵되면 정권을 고스란히 민주당에 넘겨주게 된다는 것이 그들의 반대논리였고 오랜 원내 논의 끝에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하게 된다.
원내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한 대표는 '탄핵은 부결시킬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고, 배지가 없어 원내 논의에 참여할 수 없는 한 대표가 한계를 드러내는 듯했으나 그는 다시 당론을 다시 뒤엎으며 "대통령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체포, 구금하려했다"며 '대통령 직무정지론'에 재차 불을 지폈다. 한 대표의 정치적 판단과 위상을 한 단계 더 올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상승은 거기까지였다.
셋째, 7일 오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발표된 후 한동훈 대표가 삼청동 총리공관으로가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났다. 이로써 몇 차례에 걸쳐 업그레이드 시킨 그의 판단력과 정치적 위상은 다시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한 대표가 한 총리를 만나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한 대표가 한 총리를 찾아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윤 대통령 담화 속에 언급된 "국정을 우리당과 함께 운영해 나가겠다"는 연장선상에 있고, 그것을 논의하러 갔다는 것 외에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내란을 일으킨 정권의 국무총리로서 수사받고 처벌을 받아야 할 당사자라는 사실을 망각한 처사다.
이 상황을 복기해 보면, 하루 전인 6일 오후 박정하 국민의힘 대표 비서실장이 급히 용산의 정진석 비서실장을 찾았던 이유가 7일 대통령 담화에 담길 내용(우리당에 위임하겠다), 그리고 그럴 경우 한 대표가 탄핵 부결에 동의할 것이라는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추론케 한다.
아니나 다를까, 한 총리 회동을 마치고 나온 한 대표는 "민생 경제와 국정 상황에 대해 총리께서 더 세심하고 안정되게 챙겨주셔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한 총리는 "앞으로 당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민생 경제를 잘 챙기겠다"고 했다 한다. 들으나마나한 소리다.
한동훈의 정치 주가는 다시 하한가
한동훈 대표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윤 대통령 탄핵이 통과되는 순간, 그는 향후 재편될 수밖에 없는 보수진영의 새로운 리더로서 위상을 굳힐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그에 더해 한 동안 딜레마에 빠졌던 게시판 논란에서 탈출할 기회도 놓쳤다. 탄핵이 되면 설사 그의 가족들이 윤석열 비난 글을 썼다해도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에게 주어진 기회는 7일의 탄핵, 단 한 번 뿐이었다. 민주당은 7일 탄핵이 부결되더라도 2차, 3차, 4차... 탄핵이 될 때까지 반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때마다 윤 정권과 국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도 커질 것이고, 그때 가서 탄핵에 합류해 봤자 한동훈이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탄핵이 부결되면 국민은 '내란당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하고 나설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일인데 정작 국힘 의원들은 그 고민을 안 하는 것 같아 의아스럽다. 게다가 전국의 국민의힘 사무실은 국민의 불같은 항의에 문 열기도 어려울 것인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